탄소배출권 제도 & 정책

탄소배출권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상관관계

tigerview 2025. 8. 15. 10:29

탄소배출권 제도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모두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감축을 목표로 하지만, 그 적용 방식과 영향 범위는 다르다. 탄소배출권은 국가 또는 지역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감축하도록 유도하는 시장 기반 제도다. 반면 CBAM은 탄소 규제가 엄격한 지역에서,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탄소 배출량에 비례한 비용을 부과하는 무역 규제다. 이 두 제도는 별개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CBAM이 시행되면 기업은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탄소 감축이 필요해지고, 이는 탄소배출권 가격과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글에서는 탄소배출권과 CBAM의 개념과 차이, 상호 작용 구조, 기업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탄소국경조정제도

 

탄소배출권과 CBAM의 개념 및 차이

탄소배출권은 특정 기간 동안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나타내는 권리로, 배출량이 적은 기업은 남는 배출권을 판매하고,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부족분을 구매한다. 이는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며,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감축을 유도한다.


CBAM은 ‘탄소국경세’라고도 불리며, 수입품의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을 기준으로 수입국에서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유럽연합이 2026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며, 철강·시멘트·비료·전기·알루미늄 등 고탄소 산업이 1차 대상이 된다. 두 제도의 차이는 적용 범위와 작동 방식에 있다. 탄소배출권은 주로 국내 시장에서 기업의 배출량을 직접 규제하는 반면, CBAM은 국제 무역을 통한 간접적인 탄소 규제다.

 

CBAM 시행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

CBAM이 도입되면 수출 기업은 해외 시장 진출 시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고, 이를 위해 더 많은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거나 자체 감축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탄소배출권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CBAM의 탄소 가격이 국내 배출권 가격보다 높을 경우, 기업은 국내 감축보다 해외 규제 회피를 위해 추가 감축을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국내 배출권 가격이 CBAM 가격보다 높으면, 수출보다는 내수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탄소배출권 시장의 가격 형성과 거래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기업 차원의 대응 전략과 탄소배출권 활용

기업은 CBAM 대응을 위해 먼저 제품별 탄소 배출량 산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수출 대상 제품의 탄소 집약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감축 필요량을 계산한다. 감축이 필요한 경우, 배출권 구매와 자체 감축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을 세운다.


예를 들어, 단기적으로는 배출권을 확보해 수출 차질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생산 설비를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또한 CBAM 대상 산업에 속한 기업은 국내 배출권 시장의 가격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가격이 낮을 때 미리 확보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탄소배출권 제도와 CBAM의 장기적 상호작용

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과 CBAM은 서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CBAM이 강화되면 국내 기업의 감축 압박이 커지고, 이는 탄소배출권 수요를 늘려 가격을 상승시킨다. 반대로 배출권 가격이 높아지면 기업은 CBAM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감축 투자를 확대하고, 이로 인해 전체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다만, 두 제도의 가격 차이와 규제 강도 차이가 지나치게 크면 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제도 조율이 필요하다.

 

정리

탄소배출권과 CBAM은 국내 규제와 국제 무역 규제가 서로 맞물려 기업의 감축 전략과 시장 환경을 변화시킨다. CBAM 시행은 탄소배출권 수요와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기업은 이를 감안해 배출권 확보와 감축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두 제도의 조화로운 운영이 기업 경쟁력과 기후변화 대응에 모두 이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