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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을 ESG 채권 발행과 연결하는 방법

tigerview 2025. 8. 31. 19:53

탄소배출권과 채권 발행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탄소배출권은 일반적으로 환경 규제를 위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탄소배출권이 자금 조달 전략, 특히 ESG 채권 발행과 연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나는 처음에 이 두 가지가 서로 완전히 다른 영역처럼 느껴졌다. 하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시장 기반의 금융 도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ESG 채권을 발행할 때, 탄소 감축 실적이나 배출권 확보 계획을 핵심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보고 항목이 아니라,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실질적 환경 성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탄소배출권 혹은 감축 계획을 ESG 채권 발행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실제 실무 흐름 중심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탄소배출권 ESG 채권 발행

 

ESG 채권, 무엇이 특별한가?

ESG 채권은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특정 목적 자금을 조달하는 채권을 말한다. 보통은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구분된다. 이 중 녹색채권은 탄소 감축,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개선 등 환경 관련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된다. 즉, 이 채권을 발행하려면 “이 자금이 진짜 환경 개선에 쓰이는가?”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탄소 감축 수치, 실적 계획, 배출권 확보 여부 등을 자료로 제시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탄소배출권이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된다.

 

탄소 감축 실적이 ESG 채권 신뢰도를 높인다

투자자들이 ESG 채권을 매수할 때 가장 우려하는 건 “이 자금이 진짜 환경에 도움이 되는 데 쓰일까?”라는 점이다. 따라서 발행기업은 환경성과를 정량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때 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탄소 감축 실적이나 탄소배출권 현황은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탄소배출권을 외부 감축사업으로 확보했다거나, 기업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감축해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은 실제 환경 성과를 입증하는 자료로 채권 심사기관에 제출될 수 있다.

또한 이미 보유하고 있는 배출권을 자산으로 제시하면, 기업이 향후 탄소 비용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 리스크 대응 능력을 갖춘 재무 안정성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게 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ESG 채권의 사용처를 탄소 감축 활동에 직접 연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다. 한 제조업체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화 설비 교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소요되는 자금을 ESG 채권으로 조달하고, 이 프로젝트로 줄어든 온실가스 양을 탄소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아 향후 배출권 확보로 연결시키는 구조다. 이때 해당 기업은 ESG 채권 발행 시 예상 감축량, 예상 배출권 수량, 감축 방법론 등을 제시하고, 사후 보고서에는 “탄소 감축 실현→배출권 확보→자산화”의 흐름까지 설명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특히 녹색채권이나 지속가능채권에서 매우 효과적이며, 국내외 인증기관으로부터 ESG 채권 인증(Second-Party Opinion)을 받을 때도 탄소 감축 기반의 로드맵은 긍정적인 평가 요소가 된다.

 

탄소배출권을 활용한 ESG 채권 발행 사례는 있을까?

아직 국내에서는 탄소배출권을 직접 담보로 잡거나 연계한 채권 사례는 드물지만, 간접적으로 연결된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모 대기업이 발행한 녹색채권은 수소 생산 설비 구축과 에너지 효율 개선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이 목적이었는데, 이 프로젝트 결과로 확보한 탄소 감축 실적이 이후 배출권으로 전환되어 자산화되었다. 해당 기업은 그 내용을 투자자에게 공개함으로써 녹색채권의 환경성과를 정량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해외에서는 이보다 더 직접적인 구조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기업은 ESG 채권 발행 조건으로 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자율을 높이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탄소 감축과 배출권 확보가 기업의 재무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된다.

 

실무자가 주의할 점은?

탄소배출권을 ESG 채권 발행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탄소 감축 실적이 공식 인증을 받은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부, 환경부, 외부사업 등록기관을 통해 검증된 실적만이 신뢰 가능한 자료로 채택될 수 있다. 또한 탄소배출권의 평가 방식과 시장 가격 변동성을 이해해야 한다. 채권을 발행할 때 이 배출권을 자산으로 반영하거나, 장래 가치로 제시할 경우, 과도한 낙관적 추정은 오히려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탄소 감축과 ESG 채권의 연계 계획을 명확한 스토리로 구성해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수치와 근거 없이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만 강조하는 건 요즘 투자자들에겐 먹히지 않는다.

 

결론: 탄소배출권은 자산일 뿐 아니라 스토리이기도 하다

탄소배출권은 단순히 규제 대응용 자산이 아니다. 기업이 탄소 감축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신호이며, 이 신호는 ESG 채권을 통해 투자자에게 신뢰를 전달하는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 앞으로 ESG 채권 시장은 더 커질 것이고, 투자자들은 더 까다로운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럴수록 실질적인 감축 실적을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게 된다.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 사업, 노력 등이 잘 정리도어 있다면, 이제는 그것을 ‘스토리’로 바꾸고 ‘금융’과 연결할 때다. 탄소배출권과 ESG 채권의 연결은 단순한 자금조달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말로만이 아닌 데이터로 보여주는 방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