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탄소배출권은 단순한 환경 규제 수단을 넘어, 글로벌 자산시장과 ESG 투자, 탄소국경세(CBAM) 대응, 국제개발 협력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기업과 정부는 자국 내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해외 감축 실적까지 고려한 글로벌 감축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주 혼용되거나 비교되는 개념이 바로 ‘국제 탄소배출권(CDM, VER)’과 ‘국내 탄소배출권(KAU, KCU, KOC)’이다. 두 제도 모두 감축 실적을 정량화하고 거래하는 구조를 가지지만, 그 법적 효력, 등록 기관, 사용 용도, 인정 범위, 거래 가능성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을 갖는다.
CDM(청정개발체제)과 VER(자발적 감축 배출권)은 국제적으로 거래되며, 주로 UN이나 글로벌 탄소표준 기관이 발행한 국외 감축 실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배출권이다. 반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KAU, KCU, KOC 등은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제도 하에서 발급된 배출권으로, 국내 배출권거래제(K-ETS) 안에서만 법적 효력을 가지며, 그 구조와 운영 방식도 국제 시스템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본 글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 CDM, VER과 같은 국제 탄소배출권의 개념과 특징을 설명하고, 이를 K-ETS 중심의 국내 배출권과 비교해 실제 활용, 수익화, 규제 대응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정리한다.
국제 탄소배출권: CDM과 VER의 개념, 발행 구조, 특징
국제 배출권 시장은 주로 개발도상국이나 온실가스 규제 의무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를 국제 기준에 따라 인증받은 뒤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구매하여 상쇄에 활용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대표적인 국제 배출권 체계로는 UN 산하의 청정개발체제(CDM)와 민간 주도의 자발적 감축 배출권(VER)이 있다.
청정개발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CDM 이사회가 관리하며,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재생에너지 발전, 폐기물 처리, 메탄 회수, 연료 전환 등 다양한 감축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감축 실적은 CER(Certified Emission Reduction)이라는 배출권으로 인증되며, 과거 교토의정서 하에서 국가 감축 의무를 이행하거나 일부 EU ETS의 외부 상쇄용으로 활용됐다.
자발적 감축 배출권(VER, Voluntary Emission Reduction)은 Verra, Gold Standard, Climate Action Reserve 등 민간 인증기관이 발행하며, 기업이나 단체가 자발적으로 감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검증을 거쳐 VER로 전환한다. 최근에는 RE100 참여 기업과 글로벌 탄소중립(CFN) 전략 대응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배출권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대부분 법적 의무 배출권 제도(K-ETS 등)에서는 국제 배출권 사용이 제한되며, 국가별 정책에 따라 인정 여부가 달라지고,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불확실하다. 또한 국제 배출권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인증 무효 가능성도 있어 거래 시 주의가 필요하다.
요약하면, 국제 배출권은 개발도상국 감축 실적을 활용하는 글로벌 탄소 시장의 핵심 요소이나, 법적 제한과 정책 불확실성, 가격 변동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국내 탄소배출권: KAU, KCU, KOC의 개념과 법적 효력
대한민국의 탄소배출권 시스템은 환경부가 주관하는 K-ETS(Korea Emissions Trading Scheme)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이 제도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기업들에게 연간 배출 상한을 설정하고,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할당받거나 인증받은 배출권을 사용하거나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체계다.
K-ETS에서 사용하는 배출권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KAU(Korean Allowance Unit)는 정부가 배출권거래제 참여 기업에게 직접 할당하는 공식 배출권으로, 무상할당과 유상경매 방식으로 배분된다. 이 배출권은 매년 6월 말까지 의무 이행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한국거래소(KRX ETS)를 통해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둘째, KCU(Korean Credit Unit)는 외부사업에서 발생한 감축 실적을 인증받아 발급되는 크레디트다. K-ETS 참여 기업은 의무 반납 배출권의 최대 10%까지 KCU로 대체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이나 지자체, 개인도 감축 프로젝트를 등록하고 KCU를 발급받을 수 있다.
셋째, KOC(Korean Offset Credit)은 자발적 감축 실적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배출권으로, 거래소 등록은 되지 않지만 RE100 이행 기업이나 자발적 탄소중립 기업에게 직접 매각이 가능하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K-ETS는 다양한 유형의 배출권을 통해 기업과 다양한 주체들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이행하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제 배출권과 국내 배출권의 주요 차이점 비교 및 실전 활용 전략
탄소배출권은 여러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등록 기관, 발행 대상, 사용 용도, 법적 효력, 그리고 거래 플랫폼에 따라 구조적 차이가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CDM과 VER, 그리고 국내에서 주로 활용되는 KAU, KCU, KOC가 있다.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은 UN기후변화협약 산하에서 운영되며, 주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수행한 감축 프로젝트에 대해 감축 실적을 인정하고 CER이라는 배출권을 발급한다. 이 배출권은 일부 배출권 거래제(ETS)에서 상쇄용으로 활용되지만, 법적 효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국제 민간 거래소를 통해 거래된다.
반면 VER(Voluntary Emission Reduction)은 Verra, Gold Standard 등 민간 인증기관이 발행하는 자발적 감축 배출권이다. 이는 기업이나 단체가 자발적으로 감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검증을 받은 후 발급되며, 법적 의무는 없지만 기업의 탄소중립이나 오프셋 전략에 널리 사용된다. 거래는 민간 마켓에서 이루어지며, 최근 RE100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배출권인 KAU(Korean Allowance Unit)는 환경부가 K-ETS 참여 기업에 공식적으로 할당하는 배출권으로, 무상할당과 유상경매 방식을 통해 배분된다. 법적 효력이 매우 높아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이행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며, 한국거래소(KRX)에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KCU(Korean Credit Unit)는 환경부가 외부사업을 통해 인증한 감축 실적에 대해 발급하는 크레디트로, K-ETS 기업은 의무 반납 배출권의 최대 10%까지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중소기업, 지자체, 개인 등도 감축 프로젝트를 등록하여 KCU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거래는 민간 플랫폼이나 기업 간 수의계약 형태로 이루어진다. 법적 효력은 KAU보다는 낮지만 일정 부분 인정받는다.
마지막으로 KOC(Korean Offset Credit)은 자발적 감축 실적을 기반으로 발급되는 배출권으로, 법적 의무는 없으나 기업의 CSR 또는 ESG 활동에서 활용된다. 거래소에는 등록되지 않고 주로 B2B 거래를 통해 판매된다.
이러한 배출권들은 각각의 특성과 용도에 맞춰 수익화 전략과 ESG·CSR 활용 방안이 다르다. CDM과 VER는 해외 시장과 글로벌 ESG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KCU와 KOC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실적 기반 B2B 판매에 집중한다. KAU는 거래소에서 직접 시세에 따라 매각이 가능해 법적 의무 이행과 시장 거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CDM은 해외 원조(ODA)나 개발도상국 진출 기업과 연계되어 글로벌 협력 사업에 활용된다. 반면 KCU는 국내 탄소중립 지원사업과 정책자금 우대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KAU는 탄소세 절감과 녹색금융 평가 기준점으로 기업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국제 배출권과 국내 배출권은 각각 글로벌 ESG·CSR 전략과 법적 의무 이행 및 정책적 수익화라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나 기관은 자신의 사업 목적과 전략에 따라 적합한 배출권을 선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활용하는 것이 탄소 경영의 성공 열쇠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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